시인 김성기·창작시 806

김장

사부인께서 보내주신 김장김치&수육 김장 /김성기 달이 어둠을 뚫고 그늘진 세상을 비춘다 연지 곤지 바르고 떠오른 여명 오늘도 내일도 함께 가야 하는 길 조막손에 버무린 김치 한 다발 그리움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만신창이 된 세상으로 아이의 수경 같은 맛 깊은 늪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세상을 다독이는 깊고 맑은 미소로 함께 가야만 하는 길 너와 나 우리 배추김치 속처럼 빈 속 채우고 나누며 지치지 말자 -202012- -202012-

울림

울림 /김성기 가을 바람 낮과 밤 없이 훨훨 날아 돈다 산천을 뚫고 바위도 뚫어라 나 이 세상에 경이로운 울음으로 나왔으니 해박한 미소 사방이 사면초가요 일분일초 경각을 다투듯 조여드는 숨통 명치끝에 맺힌 아픔이 핏빛처럼 물든다 궁핍하고 왜소한 외침 속에 명암이 바뀐 간절한 기다림 새벽 서리 맞으며 피는 동백 같아라 침묵하지 않는 붉은 심장의 꽃 하늘에 핀다 한사람의 올바른 신념은 수많은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킨다/폴 메스켄지 -202012-

안갯속 11월

안갯속 11월 /김성기 보이지 않는 악귀들이 산채로 일상을 물어뜯는다 나무와 풀은 이미 고갈되고 안갯속에서 흐릿한 영혼 간신히 지탱하리 사계절마다 꿀물이 흐르던 지혜의 숲 바람에 현혹되어 여린 풀을 짓밟지 마라 이미 헐벗은 정신줄을 내려놓을 그 무엇이 남아있는가 내 빈궁이 강도에게 당하여도 완전한 지혜와 근신을 놓지 않아 두려움에서 벗어나 빛이 쏟아지는 슬기로움으로 영화와 생명은 영원하리 -202011-

사랑, 그거

사랑, 그거 /김성기꽃보다 고운 저녁노을맺지 못한 열매가슴속 깊숙한 이야기청아한 방울꽃 슬픔에 젖어망설이다 망설이다 해 지기 전 풀숲에톡 뛰어내린 한 방울사랑, 그거 참 어렵다치과 시술의자에 누워아파요 말 못 한 채버둥대기만 한 것을선생님은 알고 계실까-202011- A:link {text-decoration:none;} A:visited {text-decoration:none;} A:active {text-decoration:none;} A:hover {text-decoration:none;}@font-face {font-..

법 /김성기깊은 산오솔길 옆작은 샘더러운 물만 흐르고옹기종기 모여 살던 물고기죽음에 이르렀네서산에걸친 해고통 속 한숨마다핏빛으로 물든 새벽선택적 죄를 심판하는맑은 종소리가늘게 울리네*함무라비 법 제1조거짓으로 다른 사람을살인죄로 몰면 사형으로 다스린다-202011- A:link {text-decoration:none;} A:visited {text-decoration:none;} A:active {text-decoration:none;} A:hover {text-decoration:none;}@font-face {font-f..

가을 노래

가을 노래 /김성기달빛도 저리 고요한데어이 홀로 견디는가세상에 뿌린 향수 채 마르지도 않았는데너에 향기 사라지네 매일 마음 밭에 물을 주며온갖 추억과 향연의 시간 속낙엽더미에서 푸른 열매껍질이었던 널 찾네붉은 옷 한 겹씩 벗으며잊히고 싶지 않아바스락거리며 바람벽에 매달려웅웅 흐느끼는 가을이여!-202011- > A:link {text-decoration:none;} A:visited {text-decoration:none;} A:active {text-decoration:none;} A:hover {text-decor..

꽃 /김성기안개 낀 숲에서미래의 꽃다발로걸려있는 작품 계절이 바뀌어 잎이 떨어져도서러운 향수의 향연슬픔과 죄에 물들지 않고 예쁘게 꾸민한송이 꽃이려니순결한 고운 임이려니너에 이름은가슴 벌렁거릴청춘인 것을-201010- A:link {text-decoration:none;} A:visited {text-decoration:none;} A:active {text-decoration:none;} A:hover {text-decoration:none;}@font-face {font-family:갈잎;src:url('https://t..

얄궂은 가을

얄궂은 가을 /김성기 하늘색이 바닷 물빛 같고 한 필의 구름 조각과 찬란한 금빛 시든 꽃에도 살가운 바람불어 용담과 구절초 산야초 온갖 야생화 떼 지어 춤추며 꽃 피는 한 편의 뮤지컬 산에서 내려오는 단풍도 저리 붉은데 풀잎같이 올 사람도 함께 미소 지을 그대 없이 쓸쓸하고 허전하여 좋다가도 싫고 싫다가도 좋은 가을이여 -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