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편지 사월의 편지 / 김성기 눈 속에 파묻힌 땅끝 저 아래 봄의 새싹 기지개 켜는데 그대와의 언약 아직 땅속에 묻혀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봄꽃들처럼 활짝 필 희망도 없고 달콤하던 우리의 밀어도 다 잊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연이지만 흔들리는 이파리의 떨림으로 다가왔기.. 산문시 2019.04.04
독도 독도 / 김성기 고종 일천구백 년 시월 이십 오일 대한민국 제41호 칙령으로 정한 영해 우산봉, 대한봉, 탕건봉 세 개의 봉우리로 감싼 일백여 년의 역사와 혼이 깃든 조선의 섬 침략의 기회를 일삼는 일본의 망언 긍지와 자존심으로 굽이치는 노여운 바다 시퍼런 물살로 지키는 독도 동해.. 산문시 2019.03.07
창경궁의 산사나무 창경궁의 산사나무 /김성기 구중궁궐 오백 년의 세월 통명전, 화마에 휩싸여 하늘로 오르던 날 애증의 눈물 꽃잎에 얹었노라. 민족의 뿌리 궁궐 안 가장 깊숙한 곳에서 눈에 보이는 대로 숨결을 느끼며 어둠의 끝에서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천상의 꽃으로 피어 고단한 어둠이 찾.. 산문시 2019.02.16
소설가 김유정의 발자취 소설가 김유정의 발자취 /김성기 날이 흐려 울다가 핀 꽃처럼 천재의 영혼을 만나러 가는 길이 연민으로 방울져 흐른다.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죽음을 예견하며 살고자 몸부림쳤던 괴로운 흔적들이 삶의 몸짓으로 젖어든다. 짧은 생애 영혼을 불어넣던 혼이 담긴 언어에 서럽고 애닮은.. 산문시 2019.02.04
국립자연 휴양림의 하루 국립자연 휴양림의 하루 /김성기 문학적 향기만큼 숲의 향내 가득한 곳 침엽수와 활엽수로 산을 뒤덮고 하늘로 뻗은 잣나무가 숲을 감싸네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요란하지도 않으며 만고강산의 순리를 따르며 느긋하게 자연을 펼치는 곳 발을 감싼 모든 욕심을 벗어버리고 수채화처럼.. 산문시 2019.01.29
내 마음의 텃밭 내 마음의 텃밭 /김 성 기 울퉁불퉁 눈 덮인 언덕길 아래 아직은 조용한 마을 썰렁하게 헐벗은 나목들만이 강한 생명력으로 버티고 있다.. 조금 떨어진 외진 곳 듬성듬성 낡은 집이 보이고 때 묻고 깨어진 토담에서 뼈가 시리도록 외로운 내 삶처럼 연민이 느껴진다.. 한가로이 펼쳐진 앞.. 산문시 2018.11.12
궤도를 돌아 궤도를 돌아 / 김성기 칠흑 같은 어둠 속 빛을 잃어버린 미아와 속삭이는 은하의 별 기쁨이 다 타버린 가슴으로 꿈으로 머물던 별과 혜성 그 푸른 눈을 반짝인다 뽀얀 먼지 뒤집어쓴 현자의 양서로부터 찬란한 열매를 따고 가난한 얼굴에 눈동자는 기쁨에 넘쳐 별들을 데려오는 외로운 나.. 산문시 2018.11.11
타고르의 빼앗긴 인생 타고르의 빼앗긴 인생 / 김성기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어 하는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 남은 시간은 침묵하는 것이 사랑이라 했는가 그러나 침묵하는 그 시간은 가혹한 시련이라는 것을 벽 속에 갇힌듯한 숨 막힘 고독은 처절하고 인내는 몸부림친다... 산문시 2015.12.30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 김성기 조선왕조 순종 병인양요, 일천팔백육십육 년 일본과 유럽의 각 국가는 평화롭던 나라에 쳐들어와 온갖 만행과 파렴치한 대학살을 일삼으며 조선의 자존심을 짓밟아 규장각을 불 지르고 외규장각 의궤의 몸을 꽁꽁 묶은 채 머나먼 나라로 끌고 가 말 한마.. 산문시 2015.12.30
어버이 마음 어버이 마음 / 김성기 엄마? 요즘 꼭 필요한 물건이 있어요? 한평생 수선화처럼 키운 꽃이 묻는다. 내 가슴 온실 속에서 자라난 딸 두 눈을 별처럼 깜빡이며 바라만 봐도 상큼한 얼굴로 배시시 웃는다. 그 언젠가 나 또한 어머님의 가슴에 연분홍 카네이션을 달아 드릴 때 미소 지으셨지만 .. 산문시 201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