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성기·창작시

혼(渾)

시인, 김성기 2020. 10. 5. 00:33

   
혼(渾)   /김성기
어둠 몰아낸 새벽
채 마르지 않은 희나리 처럼 눅눅해진 가슴
젖은 장작 불길에 옮겨 놓고
가뿐 숨결에 붉은 피 끓어오른다
부서지는 불꽃 아래
지는 꽃 피어나는 갈등
굿거리장단 맞춰 막춤 추는 나뭇가지
헝클어진 세월이 켜켜이 쌓인다
생명보다 고귀한 것은 없으니
변하지 않는 세상을 향해
이해관계를 따지고 묻지 마라
숨구멍마다 방출되는 푸른 가을을 보라
나의 하늘은 높고 푸르러
원초적인 감성의 꽃을 피우리
좋은 글이 아닌 한 줄의 희망을 수놓는다
도요새와 슬픈 영혼의 생명을
       -2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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