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

사월의 편지

시인, 김성기 2019. 4. 4. 22:11

    사월의 편지 / 김성기 눈 속에 파묻힌 땅끝 저 아래 봄의 새싹 기지개 켜는데 그대와의 언약 아직 땅속에 묻혀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봄꽃들처럼 활짝 필 희망도 없고 달콤하던 우리의 밀어도 다 잊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연이지만 흔들리는 이파리의 떨림으로 다가왔기에 신비함으로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처럼 그대와 나의 약속 보석처럼 빛나고 콜로라도 강의 운명처럼 귀중하여 그대의 한숨에 꽃잎이 지고 맑은 영혼의 새처럼 노래하고 비, 바람도 막아주지 못하는 낡은 집에서도 하늘과 땅에 걸린 무지개를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작은 가슴에 담을 수 없어 두려운 나에게 키클롭스의 용기로 안아 주고 사막에서 자라는 한 송이 꽃과 같이 내 생명의 광야에서 살던 그대여 사랑을 잃은 내 마음에 봄이 와도 아무것도 심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밤하늘에 별이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키클롭스(Cyclop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족
    -2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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