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

국립자연 휴양림의 하루

시인, 김성기 2019. 1. 29. 21:57

국립자연 휴양림의 하루 /김성기 문학적 향기만큼 숲의 향내 가득한 곳 침엽수와 활엽수로 산을 뒤덮고 하늘로 뻗은 잣나무가 숲을 감싸네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요란하지도 않으며 만고강산의 순리를 따르며 느긋하게 자연을 펼치는 곳 발을 감싼 모든 욕심을 벗어버리고 수채화처럼 펼쳐진 침엽수 사이를 맨발로 걸었네 작은 하늘 구멍 사이로 찬란한 햇빛이 쏟아지고 시간은 느릿느릿 걷는다. 늙은 노송이 말을 건넨다 너는 무엇을 위해 그리도 빠르게 달려왔는가? 삶을 바라본다, 나는 없고 껍데기만 있네 지친 삶으로 좁아진 길 꽁꽁 묶인 오해와 편견 골깊은 마음속까지 차있는 오만 덩어리 발끝을 꼭꼭 누르며 한 겹씩 풀어내어 맨몸뚱이를 풀숲에 누이니 코끝으로 전해오는 흙냄새 먼 곳으로부터 울려오는 새소리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람과 물과 화합의 소리 무념무상의 세계에서 비우고 또 비우며 가녀린 풀잎을 보네 통속적이고 세속적인 삶의 틀에서 벗어나려 애쓸 땐 어두운 운무 같음을 자연으로 돌아가니 맑은 하늘과 내가 보이네 욕심 없는 소망의 꽃이 계속 피어나 멈추면 보이는 것들을 집필한 작가의 마음으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누릴 것이리

 -201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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