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 김성기
조선왕조 순종
병인양요, 일천팔백육십육 년
일본과 유럽의 각 국가는
평화롭던 나라에 쳐들어와
온갖 만행과 파렴치한 대학살을 일삼으며
조선의 자존심을 짓밟아
규장각을 불 지르고
외규장각 의궤의 몸을 꽁꽁 묶은 채
머나먼 나라로 끌고 가 말 한마디 할 수 없어
돌돌 말린 파란 먼지와 벗하며
빛도 없이 흐릿한 눈으로 누워 긴 세월 보내고
일백사십오 년 만에
꿈에 그리던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도다
큰 나무에 뿌리내리던 역사에 자식들
고조선과 삼국, 발해, 고려의 숨겨진 기록
육만 사십팔백사십이 명의 각 나라로 흩어진
자식들을 놔두고
영인본이 실린 가마에 올라 통한의 눈물 흘렸네!
더는 지체할 수 없기에
대한민국의 뿌리를 찾아
모두가 고국에 품으로 안기는 그날을 위하여
하늘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무릎 꿇고 기도하여
후손대대 기쁨의 횃불을 두 손 높이 밝히리라
*2011년 5월 27일, 외규장각 도서 297권, 145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
*2011년 6월 11일, 경복궁 근정전에서 외규장각 도서 귀환을 환영하는 행사 개최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