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이육사
내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돗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손은 흠뻑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시인 이육사는 독립운동가이며
대구 형무소 시절에 고향을 그리며 지은 시, 본명/이원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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