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와 역동적인 순간
/ 김성기
세상에서
감각을 딛고 사는 사람을
주변에서 종종 본다.
권태로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갈 때쯤
어디선가 보고 들었던 현대물리학이
바람처럼 스친다.
나비가 한번 날갯짓하는 0.03초도 지나가고
횡성 탐사선이 지구에 보내온 10분여의
시간도 가고
윈도 XP의 평균 부팅시간 25초도 지나간다.
세상은 점점 짧은 시간에 일어나고
외로운 사람은 그 시간도 지루하다.
채광이 좋지 않은 날은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은
꽃처럼 저버린 시간 속에서
푸른 빛이 풀 포기처럼 피어나고
고추잠자리 날개 펼쳐진
오늘도 난, 세상 속으로 나간다.